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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저 영화 리뷰 (낯선 사람, 사랑 가치관, 앨리스)

by sbl14 2026. 2. 22.

클로저 영화 리뷰 (낯선 사람, 사랑 가치관, 앨리스)
클로저 영화 리뷰 (낯선 사람, 사랑 가치관, 앨리스)

 

사랑 영화라고 하면 보통 따뜻한 결말을 떠올리는데, 클로저는 정반대라면 믿으시겠습니까? 저는 나탈리 포트만을 좋아해서 줄거리도 안 보고 이 영화를 선택했다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현실적인 인간관계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단순한 로맨스를 기대했던 저에게 클로저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위태로울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작품이었습니다.

낯선 사람에서 가까운 사람으로, 그리고 다시

영화는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댄과 앨리스로 시작됩니다. 이들은 사랑에 빠지지만, 댄은 소설가가 된 후 앨리스 몰래 다른 여자에게 마음이 흔들립니다. 그 여자가 바로 안나이고, 안나는 또 래리와 얽히면서 네 사람의 관계는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해집니다.

'클로저'라는 제목은 가까운 사람을 의미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영화는 가까워질수록 서로가 더 낯설어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였던 댄과 앨리스는 결국 헤어져 남이 되고, 황당한 계기로 만난 래리와 안나는 결혼 했지만 공허한 관계를 이어갑니다. 낯선 이에서 가까운 이가 되었다가 다시 낯선 이로 돌아가는 이 순환은, 저에게는 너무 현실적이어서 오히려 고통스러웠습니다.

사랑에 대한 네 가지 서로 다른 해석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네 사람이 모두 사랑을 다르게 정의한다는 점입니다. 사랑이 하나의 정답이 아니라는 걸 이렇게 명확하게 보여준 영화는 처음이었습니다.

앨리스에게 사랑은 일방적 희생과 거짓말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결국 사랑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댄에게 사랑은 자기중심적인 순간의 진심이었기에 믿음이 없었고, 안나에게 사랑은 스스로에게 벌을 주는 자기 파괴적인 것이었기에 단 한 번도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래리에게 사랑은 타협이었기에 진실이 없었습니다.

솔직히 이 부분은 저도 공감이 갔습니다. 사람들은 사랑을 이야기할 때 모두가 같은 의미로 쓴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완전히 다른 감정을 말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앨리스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진실

영화 후반부에 밝혀지는 가장 큰 반전은 앨리스의 본명이 '제인 존스'였다는 사실입니다. 그녀가 처음 댄을 만난 날 추모공원에서 본 '앨리스'는 세 명의 아이를 구한 의인의 이름이었습니다. 현실에서 스트리퍼였던 제인은 미국을 떠나 영국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며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 그 이름을 빌렸던 겁니다.

다른 인물들은 앨리스를 '어린애' 취급하는데,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매 순간 진심을 담았던 사람은 오히려 앨리스였고, 나머지 세 사람은 본능에 가까운 선택만 반복했을 뿐입니다. 추모공원의 진짜 앨리스가 세 명의 아이를 구했듯이, 영화 속 앨리스도 댄, 안나, 래리 세 사람을 어떤 의미로는 구해냈습니다. 그녀가 떠난 후 댄은 더 이상 오만한 사랑을 하지 않을 것이고, 안나와 래리는 비록 완벽하지 않더라도 서로에게 정착할 것입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아쉬웠던 건, 인물들이 서로에게 너무 상처만 준다는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그게 바로 이 영화가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사랑이 언제나 따뜻하고 안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점, 때로는 낯선 사람에게 끌리는 게 인간의 본능이라는 점을 보여주려 했던 거겠죠.

클로저는 잡고 싶지만 동시에 잡히지 않았으면 하는, 그런 낯선 이의 이야기입니다. 데미안 라이스의 'The Blower's Daughter'와 함께 끝나는 이 영화는, 저에게 제 사랑 가치관을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나탈리 포트만, 주드 로, 줄리아 로버츠, 클라이브 오웬의 연기는 정말 최고였고요. 사랑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이런 불편하지만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도 경험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참고: https://youtu.be/bPUMxUE4N9k?si=bCJd7ptwYrbtXuY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