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원데이>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같은 날짜를 기준으로 두 남녀의 사랑과 우정을 그려낸 작품입니다. 1988년 7월 15일 대학 졸업식에서 시작된 엠마와 덱스터의 인연은 설렘과 아쉬움, 그리고 깊은 여운을 남기며 관객들에게 현실적인 사랑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화려한 로맨스가 아닌, 타이밍이 맞지 않아 스쳐 지나가는 순간들이 쌓여가는 과정을 통해 사랑이 같은 속도로 자라지 않는다는 진실을 담고 있습니다.
엇갈린 타이밍: 함께 있으면서도 멀어지는 두 사람
1988년 7월 15일, 엠마와 덱스터는 대학교 졸업식에서 강렬한 첫 만남을 가집니다. 첫 만남부터 덱스터는 엠마에게 저돌적으로 다가갔고, 그 이후 두 사람은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친구가 됩니다. 하지만 이들의 관계는 처음부터 엇갈린 타이밍의 연속이었습니다. 1989년 작가 지망생 엠마가 런던으로 이사할 때 덱스터는 그녀를 도왔지만, 1990년 여전히 멕시코 식당에서 일하며 꿈을 키우는 엠마와 달리 부유한 환경의 덱스터는 자유를 만끽하며 지냅니다. 엠마는 덱스터에게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곤 했습니다.
이러한 엇갈림은 1993년 이후 더욱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덱스터는 오락 프로그램 진행자로 성공 가도를 달리며 술과 여자를 탐하는 방탕한 생활을 즐겼고, 1994년 엠마는 성공한 덱스터의 모습을 탐탁지 않게 여기며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 주는 이안과 사귀게 됩니다. 1995년 힘든 시기를 보내던 덱스터는 엠마에게 기대려 하지만, 이안을 만나고 있는 엠마는 그를 거절합니다. 사랑이 꼭 같은 속도로 자라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 장면들은 매우 현실적입니다. 한 사람이 다가갈 때 다른 사람은 멀어지고, 마음이 준비되었을 때는 이미 상대방이 다른 곳을 향해 있습니다. 함께 있으면서도 가까워질 듯하다가 멀어지는 모습은 화려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서 더 진짜 같습니다. 1996년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은 더욱 심각한 갈등을 겪습니다. 마약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하던 덱스터는 꿈을 포기하고 교사가 된 엠마를 조롱했고, 예전과 너무 달라진 덱스터의 모습에 엠마는 실망하여 결국 그의 곁을 떠납니다.
늦은 사랑: 서른이 넘어서야 깨달은 진심
1998년 서른이 넘은 덱스터는 심야 게임 방송에서도 활약했지만, 1999년에는 부잣집 실비와 만나고 있었습니다. 한편 엠마는 이안과 헤어졌지만 이안은 여전히 엠마의 곁을 맴돌았습니다. 2000년 친구 결혼식에서 4년 만에 재회한 엠마와 덱스터는 서로의 변화를 확인합니다. 덱스터는 실비와의 결혼 소식과 함께 한 아이의 아빠가 되었음을 알렸고, 그 사이 엠마는 꿈을 이뤄 성공한 작가가 됩니다. 타이밍이 맞지 않아 스쳐 지나가는 순간들이 계속 쌓이는 이 시기는 관객들에게 가장 큰 아쉬움을 남깁니다.
2003년 실비가 덱스터의 친구와 바람을 피워 이혼한 후, 덱스터는 엠마를 찾아갑니다. 술김에 하룻밤을 보냈지만, 뒤늦게 덱스터가 엠마에게 마음을 자각하고 찾아왔을 때 이미 엠마에게는 새로운 애인이 생긴 상태였습니다. 이처럼 영화는 사랑이 같은 속도로 자라지 않는다는 잔인한 진실을 반복적으로 보여줍니다. 한 사람이 준비되었을 때 다른 사람은 아직 그 자리에 없고, 다른 사람이 돌아왔을 때는 이미 첫 번째 사람이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2004년이 되어서야 덱스터는 카페 사장이 되고, 마침내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합니다. 오랜 시간 서로를 지켜보고 엇갈리며 성장한 끝에 찾아온 사랑이었습니다. 로맨스이지만 설렘보다는 다른 감정에 더 가까운 이 영화는, 늦게 찾아온 사랑이 얼마나 소중하고 또 얼마나 아픈 것인지를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20년 가까이 걸린 이들의 사랑은 쉽게 이루어진 관계보다 훨씬 더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비극적 이별: 행복의 순간에 찾아온 끝
2005년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던 두 사람은 아이가 생기지 않아 예민해집니다. 그토록 오래 기다렸던 사랑을 이룬 후의 일상은 완벽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두 사람은 함께였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오후 데이트 약속 후, 일을 마치고 자전거를 타고 덱스터를 만나러 가던 엠마는 사고로 세상을 떠납니다. 영화의 가장 비극적인 순간입니다. 20년을 기다려 겨우 함께하게 된 두 사람이 채 몇 년도 함께하지 못하고 영원히 헤어지게 된 것입니다.
2007년 엠마를 잃고 폐인이 된 덱스터에게 그의 아버지는 위로의 말을 건넵니다. 2009년 코미디언을 포기하고 직장을 다니며 가정을 이룬 이안이 덱스터를 찾아옵니다. 한때 엠마를 사랑했던 이안조차 앞으로 나아간 시간 동안, 덱스터는 여전히 엠마의 빈자리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2011년 덱스터는 딸과 함께 엠마와의 추억이 담긴 언덕에 올라 그녀를 회상합니다. 덱스터는 과거 엠마를 붙잡았던 순간을 떠올리며 영화 <원데이>는 막을 내립니다.
이 비극적 결말은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타이밍이 맞지 않아 스쳐 지나가는 순간들이 계속 쌓였던 두 사람이 마침내 함께하게 되었을 때, 운명은 또 다시 잔인하게 그들을 갈라놓았습니다. 영화는 사랑이 반드시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설렘보다는 아쉬움과 슬픔에 더 가까운 감정을 남기는 이 영화는,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욱 현실적이고 진짜 같습니다.
영화 <원데이>는 화려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적인 관계의 무게를 담은 작품입니다. 함께 있으면서도 가까워질 듯하다가 멀어지는 모습, 타이밍이 맞지 않아 스쳐 지나가는 순간들의 연속, 그리고 늦게 찾아온 사랑의 비극적 결말까지, 모든 것이 진짜 같아서 더욱 아프고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사랑이 꼭 같은 속도로 자라지 않는다는 진실을 받아들이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youtu.be/zOE1y8rDhCU?si=M5pe-DIrSLOUtRFV